궁항터는 산속이라 도시에 있을때는 잘 먹지 않던 인스턴트 음식이 땡길때가 있는데 쉽게 먹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한달에 한번 정도 면으로 30여분 차로 나가서 짜장면 한그릇 한번 먹고 오는 것이 도시 바람 쏘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것도 잘 안나가게 되다 보니 짜장면 한그릇 먹기가 쉽지 않다.
전날 식구 보고 오늘 짜장을 할터이니 나갔다 들어 올때 춘장 하나 사가지고 오라고 하니 평소에 잘 잊어버리더니 이번에는 춘장을 사가지고 왔다.
무식하게나마 칼을 잡고 양파와 감자를 썰고
돼지고기도 썰었는데 나중에 보니 굵기가 일정하지도 않고 크기가 좀 크지만 먹는데 모양이 문제는 아닌지라
포도씨유로 하라고 했는데 집에는 까놀라유 밖에 없어 까놀라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고 고기를 볶고
감자, 양파 등 야채 들도 볶아 놓는다.
옆에 후라이팬에 역시 까놀라유를 두르고 사가지고 온 춘장을 넣고 저어주며 볶아낸다.
먼저 해 놓은 볶은 야채에 물을 붓고 볶은 춘장을 섞은 후 다시 끓여 야채들을 익힌 후
전분을 물에 타서 붓고 다시 저어 주니
내 생각으로는 모양은 별로지만
중국집에서 조미료를 쳐서 나온 것 보다는 더 괜찮은 듯한 느낌이다.
오늘 저녁에 짜장을 하기로 했었는데
지난 번 달구 잡을 때 추가로 잡았던 한마리를 냉장에 넣어 둔 것이 생각나
빨리 먹지를 않으면 상하겠다 싶어 당초에는 투김 통닭을 하기로 했다가
짜장을 하는 바람에 지난 번 달구 백숙을 위해 약초 물을 얼려주었던 것이 있어 그냥 쉽게 백숙을 하기로 변경한다.
가끔 삼계탕이나, 백숙 살쪽 그리고 튀김통닭 종류만 조금 씩 먹는 편으로 실제로는 나도 닭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고
먼저 만들어 놓은 짜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평소에 쉽게 먹을 수 없는 것인지아 오늘 저녁은 짜장밥과 달구 백숙으로 한끼를 처리하는 호사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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