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금 산행기

선은(연화)지맥 1 도솔봉 - 장고개 160910

無心이(하동) 2016. 9. 15. 21:00

선은(연화)지맥 1  도솔봉 - 장고개 

언제 : 2016. 9. 10(토)

누구와 : 조진대 고문님 부부와 무심이

거리/시간 : 실거리 약 15 Km, 약 12 시간 15 분(지맥 접근 2Km 포함 및 차량 이동거리 제외)

날씨 : 구름조금, 바람 약간 불어 준 날

특기사항 : 무릎다치고 약 8개월 만에 지맥 산줄기에 오른 날, 아직 사람 발길이 많지 않아 겨울을 택해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음 


오늘은 지난 2월초 무릎 연골 부상으로 중단했던 선은(연화)지맥 1구간을 둘러보기로 한다.

작년 7월 우리나라 산줄기를 대충 마무리 하고 거의 산에 들지 못하다가 올해 추가로 발견된 4개 산줄기(선은, 만덕, 주읍, 장원)중 해남쪽에 있는 선은산줄기를 둘러보러 갔다가 토요일 2구간을 먼저하고 일요일 1구간 산행을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무릎 연골 통증으로 산행을 중단했었다.

무릎 치료에 열중하다가 4월경 좀 나아진 것 같아

충북 영동쪽에 있는 지장산을 4시간 정도 잠깐 둘러 보았는데 어느정도 나았다고 생각한 무릎이 생각과는 다르게 많이 손상이 되었었는지 더 상태가 악화되어 계속 치료를 해오던 중 어느정도 통증이 가신 것 같아 조진대 고문님과 연락을 하여 토요일 새벽 5시에 날머리인 장고개에서 조인하기로 한다.


선은(연화)지맥은 신산경표에 등재되지 않은 산줄기로 2013. 6월 신경수님 일행에 의해 시작되어 2016.1월 답사 완료한 산줄기로 호남정맥 월출산 두륜산을 지나 대둔산 직전 북쪽 약 370여m 지점에 위한 고도 667m 도솔봉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하여 612.5m(연화봉), 376.2m(혈망봉), 오도치, 467.5m(향로봉), 병풍산, 태양산, 감투봉, 모시미재, 오십치, 장고개, 선은산, 서재재를 거쳐 송평항으로 떨어지는 약 30.2Km의 산줄기로 명칭은 선답하신 신경수님께서 사용하신 '연화' 명칭을 사용하였으나 이후 신산경표의 박성태님께서 추가로 만덕, 주읍, 장원 산줄기를 발견하시면서 선은으로 명명하여 신산경표 통일 원칙으로 선은으로 표기하기로 한다.


금요일 산청 약초교육이 황매산에서 식물생태 실습교육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있어 참가하고 나니 몸이 무척 무겁고 졸음이 쏟아지는데..

방법이 있나 차에 기름 채우고 원지쪽 들러 간식들 구입하고 하동 들러 저녁먹고 식수 준비해 조인지점인 해남 장고개로 들어서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장고개가 도로변이라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가 시끄러울 것 같아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마땅치가 않다. 도로 나와 도로변 공터에 차를 세워 두고 잠자리를 준비하고 서둘러 잠을 청한다. 식물을 둘러보느라 천천히 이동은 했지만 황매산을 길게 둘러보느라 피곤했었던 모양이다. 어느새 잠자리에 떨어졌다 새벽 4시 20분 휴대폰 알람소리에 일어나 보니 고문님 차가 언제 와 있다. 대충 정리하고 나서 오랫만에 뵙는 고문님과 사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내차를 두고 고문님 차로 들머리로 이동한다.


1구간 진행 지형도


05:38 진불암 갈림길에 이르르니 직진의 송신소 방향으로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모님께서는 점심장소에서 조인하기로 하고 돌아가시고 고문님과 둘이 산행을 시작한다. 아직 날이 약간 어두운 편이지만 진행에 불을 켤정도는 아니고.. 무릎을 다친 이후 처음하는 지맥 산줄기라 무릎에 영향이 없도록 조심하면서 걷는다.


06:13 송신소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올라 분기점인 도솔봉에서 내려서 지맥 마루금이 합류되는 지점에 이르른다.  고문님께서는 지난 번 도솔봉에서 내려오셨다고 하시고 나도 오늘 무릎 운용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라 그냥 우측의 612.5m 봉 방향으로 꺽어 지맥길로 진행한다. 그런데 초입 들어가는 길부터 숲이 우거졌는데.. 올해 날이 워낙 덥다 보니 식물들도 엄청 자라는 것 같다. 우거진 숲속에 표지기 2-3개 보이는 곳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선다


06:20 초입부터 잡목과 가시덩굴이 뒤덮힌 곳을 헤치고 들어서면서 산죽밭들이 연이어 이어지고 612.5m 봉 직전 전망바위에 오르니 땅끝기맥 두륜산 산줄기와 도솔봉쪽이 들어 온다. 멋있다란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오는데...약간 흐리지만 오랫만에 보는 호쾌한 풍광을 맛본다.


06:24 조금 더 올라 표지기 하나만 달랑 걸려있는 지형도상 612.5봉(연화봉)을 지나면 앞쪽으로 멋진 바위봉들이 이어지는데..

문제는 내 다리가 무릎 연골 문제로 예전같지 않게 우측 다리가 힘이 없어 후들거려 자연스럽게 쉽게 내려서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내려서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그러니 자연 속도는 떨어지고 아프지 않게 걸으려다 보니 오히려 고관절과 엉치쪽이 이상해지는 역현상도 생기니 난감할 따름이다

06:46

06:52



07:02 지형도상 512.6봉을 지나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서


07:20 376.2봉(혈망봉) 직전 안부에서 직진의 마루금(봉에서 내려서는 곳이 바위절벽으로 내려설 수 없음) 대신 우측으로 선답자의 표지기가 걸려 있다. 표지기를 따라 10여분 내려서면


07:33  마루금에 다시 합류하고 3분여 더 내려서면 땅끝 천년숲 옛길이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우측의 대흥사가 있는 장춘리와 좌측의 덕흥리를 잇는 오도치에 이른다. 지형도를 보니 여기서 오르는 길이 엄청 빡센지라 간식도 먹으면서 충분히 쉼을 하면서 아무래도 무릎에 영향을 줄 것 같아 무뤂보호대까지 착용을 해본다.


08:27 마음을 다잡고 고도 250m 정도를 치고 오르는데.. 얼마나 빡세던지 100고지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치고 오르다

우측의 편평한 바위전망대가 나와 힘이 들어 그대로 누워버린다. 아침이라 서늘한 바람이 벌써 흥건히 젖은 땀을 식혀주는데.. 스르르 눈이 감긴다.

오도치에서 오르면서 체력이 훅 떨어지는데 그동안 산에 들지 못하면서 체력이 엄청 떨어진 것 같다.


- 바위전망대에서 본 대흥사가 보이고 .. 흐릿한데 상당히 큰 절이다.  그 위쪽으로 희미하게 진불암과 두륜산 산줄기가 보이는데..  지맥산행이 아니어도 여러번 다녀왔던 곳인데도 워낙 오랫만에 산에 들어서인지 낯선 느낌이다.



08:42 다시 조금 더 올라서 지형도상 467.5봉(향로봉)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휘어져 내려서고

내려서는 길에 커다란 나무 밑에 복분자같은 열매들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먹어보니 안에는 씨가 많고 단맛이 난다.


08:50 산죽밭들이 연이어 이어지고.. 지금 산죽잎을 따 차로 마시면 좋다고 해 끝날때쯤 산죽잎을 몇개 채취하기로 한다


08:55 안부를 지나 올라서면 우측으로 바위전망대가 나와  올라가 보니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 능선과 우측 아래쪽으로는 케이블카가 있는 식당가가 보인다.  다시 돌아 나와  바위를 우측에 끼고 좌측으로 우회해 나아간다.

 - 앞으로 진행해 나갈 능선과 우측 아래의 케이블카 쪽 식당가


08:59 다시 또 산죽밭이 나오는데.. 보통의 산죽밭과 달리 이곳 산죽 사이에는 가시덩굴들이 섞여 있어 이미 몸에는 가는 가시들이 여러군데 박혀 눈에 보이지도 않아 빼지도 못하고 산행내내 따갑고 쓰라림의 고통을 만끽한다. 이 가시는 산행 후 이틀이 지날때까지도 괴롭히고..


09:03 3~4분 헤치고 나아가면 앞이 터지면서 잡목들이 좀 거친 듯한 곳이 나오고 마루금은 좌측으로 꺽어 내려서야 하는데.. 좌측으로 표지기가 하나 걸려 있다.  특별히 길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그냥 치고 내려서는데 상당히 경사가 가파르다. 다행히 간벌이 되어 있고 간벌시체들을 가지런히 정리해놔 쉽게 내려선다. 아마도 여기 지자체 산림담당께서는 제대로 인식을 하고 계신 분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산에 다니다 보면 간벌을 해도 간벌 시체들이 멋대로 처리해 간벌한 효과도 별로 없이 만드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오는데.. 지자체 산림 담당께서 용역을 줄때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처리하면 아주 깔끔하고 효과적인 산림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09:17 급한 경사를 지그재그로 아픈 무릎을 조심하며 한동안 발목에 힘을 주고 내려서 안부를 지나

09:24 묘 2기를 지나


09:27 341.5봉 직전 약 335m 봉에 오르니 또 힘이빠져 절로 쉼을 하게 되고

09:44 다시 앞으로 나아가 지형도상 341.5봉을 넘어 5~6분 정도 내려서면서 길은 좌측으로 꺽이면서 급한 내림이 이어진다.

09:58 묘1기를 지나 내려선 안부를 지나 짧게 올라선 지형도상 229.0봉에서 마루금은 바로 우측으로 꺽어 내려서야 하는데(내려서는 곳이 암릉지대라)..  앞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좀 더 나아가니 신경수님 표지기가 하나 보인다.  길이 잘 안 보이는데.. 일단 방향을 잡고 그대로 치고 내려서면서 우측 마루금으로 조금씩 이동하는데 암릉 아래쪽으로 워낙 급한 내림이라 나무를 잡고 잡목을 치고 조심히 내려선다

10:14 아까서부터 산행을 방해할만큼 아주 시끄럽게 들리던 채석장 소음은 이젠 아주 신경을 건들이고..  안부로 내려서니 좌측으로 뚜렷한 길이 보이는데 지형도를 보니 좌측으로 만안리가 연결되고 있다.

10:19 재에서 그대로 치고 올라서는데 길이 없을 줄 알았더니 철탑 공사길인지 길이 잘 나 있다. 쭉 올라섰다가 고도 약 18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서 우측으로 마루금을 따라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면 철탑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철탑이 있는 길은  직진으로 빠져 마루금따라 철탑 좌측으로 잡목을 치고 내려서는데 우측으로 잘 나 있는 길이 보여 나아가니 철탑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길이 워낙 묵어서인지 풀이 허리 가까이 올라온다


10:30 재를 지나 다시 올라선 158m 정도의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10:35 무선 이동통신중계기를 지나 2차선 포장도로가 있는 806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아까서부터 들리던 만안리쪽 채석장 앞으로 먼지와 소음이 너무 심하다. 도로 건너편에서는 사모님께서 점심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공터 앞에서 자리를 잡고 안자마자 너무 더워 아이스박스에 가져간 차가운 보리곡차를 원샷으로 갈등을 풀고 사모님께서 준비해 주신 점심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식수와 간식을 보충한 후 사모님은 길이 너무 안 좋아 날머리에 가 계시는 것으로 하고 이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를 피해간다는 명분으로 병풍산쪽으로 내려서는 재로 바로 들어가기로 하고 도로를 따라 차로 이동한다


11:36 우측 도로를 따라 해남 윤선도유적지 쪽으로 들어가니 금쇄동이란 명칭이 나오는데.. 찾아보니 예전 고산 윤선도가 터를 잡은 곳으로 이곳이 윤선도 유적지이다. 도로 공터 바닥에 가족들이 모여 즐겁게 식사하는 곳을 인사하고 지나 비포장을 좀 들어가면서 접근할 만한 곳이 안보여 들어가다 보니 산불방지 리본이 보이는 곳이 있다. 마땅히 들어갈 곳이 없어 이곳을 치고 올라가기로 한다. 사모님은 아무래도 치고 오르기가 그럴 것 같아 날머리에서 조인하는 것으로 하고 전지가위를 손에 들고 2차 전쟁을 선포한다. 초입의 표시기는 한 3개 붙어 있었지만 이후 표지기는 안보이고 온통 가시덤블과 잡목들로 뒤덮힌 곳이라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방향을 모시미재 방향으로 잡고 그대로 전지가위를 들고 하나씩 끊어가면서 치고 오르다 접근이 쉽지 않아 우측의 감투봉 방향으로 치고 오른다. 

12:20 약 45분 정도 전지가위를 들고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감투봉에서 내려선  고도 약 210m 의 봉에 올라선다. 완전히 기운이 빠진채 다시 쉼을 하고..

- 올라가다 본 바위에 붙어 있는 와송

12:34 모시미재로 내려서니  프라스틱 의자가 보이는데 아마도 주변 마을 분들이 올라와 쉴때 쓰셨던 모양이다.


12:36 176.6m 봉을 오르면서 우측으로 원진리, 송정리 그리고 뒤쪽으로 해남읍내가 눈에 들어온다.


12:41 176.6봉에서 내려선 안부쪽에 24번 철탑을 지나

12:45 오랫만에 오르는 길에 바위가 나오면서 로프도 보인다. 로프가 2개가 보이는데.. 우측 것은 폼으로 걸어 놓은 것인지?? 나는 자동으로 좌측 것을 잡고 오른다.

13:20 지형도를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것 같은 삼각점 봉을 체력이 너무 소진되었던지 힘들게 진행해 올라서면 해남도엽 4등삼각점이 있는 지형도상 245.0봉이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13:51 삼각점봉에서 얕은 둔덕을 오르 내리면서 275.6봉을 좌측 사면으로 오르는데 앞쪽으로 작은 야생동물이 휙 하고 뛰쳐 나간다. 길이 그쪽밖에 없어 따라 나아가니 그리 크지 않은 동물들이 휘저은 흔적이 보인다.  돌아서 위쪽으로 치고 올라


14:00 지형도상 275.6봉에 올라선다. 마루금은 우측으로 꺽어 내려서고..


14:51 다시 3번의 오르내림으로 체력을 바닥내면서 구시터널을 지나 재가 있는 오십치로 내려선다


15:21 재에서 올라서 바위지대를 넘어


15:29 고도 약 210m 정도의 봉에 올라선 후 다시 내려서고 

16:12 얕은 봉을 넘어 평탄하게 올라선 약 175m의 봉에서 우측으로 꺽어 내려선다.

16:13 부처손이 넓게 뒤덮힌 바위지대를 지나


16:59 안부를 지나 올라선 약 154m의 봉은 앞쪽으로 접근이 어렵다. 우측 사면으로 치고 돌아 올라선다.

17:14  봉에서 내려서 다시 안부를 지나 올라서면 우측의 지형도상 171.7 삼각점 봉 갈림길이 나와 좌측으로 꺽어 내려선다.  많이 지쳤지만 그래도 날머리 지점으로 들어서니 힘이 난다.

17:53 내려서는 길도 헷갈리지 않게 건물을 보면서 내려서면 멧돼지의 침입을 방지한 전기선으로 막아 놓은 넓은 고구마 밭이 나와 전기선을 을 넘어 고구마 밭 가장자리를 따라 장고개로 내려서 산행을 종료한다

오랫만에 다리가 완전치 않고 체력이 부실해져 늦은 걸음이 되어 거의 12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이쪽 산줄기는 아직 인간들에 내어주기 싫었던지 오지의 형태를 그대로 가지면서 등로도 별로 신통치 않고 잡목과 가시덩굴들이 진행을 방해해 전지가위로 하나씩 치고 나가는 악전고투에 그동안  다친 무릎으로 장거리 산행을 못했더인지 몸이 따라주지 못해 여간 힘든 산행이 아니었다.

산행을 마친 후 아직 튼실하지 못한 무릎에 약간의 통증을 느껴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추석을 마치고 진행할 강릉쪽 만덕 산줄기는 잘 준비해야겠다.

오랫 만에 들어간 산줄기..

너무 힘이 들어 억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그래도 깊은 산속에 들어 길도 없이 가시덤블을 헤치면서 걸을 수 있는 행복감은 지맥 산줄기 걸어 본 사람만이 느끼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