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컨테이너에서 꺼낸 악기 중에 피리가 보인다. 그동안 이 피리가 어디 갔나 한참을 찾았었는데 집 신축 당시에 컨테이너에 넣어두었던 모양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음악에 빠져 10여년 넘게 국악연주회를 찾아 다니고 신당동과 사당동에 있었던 아마추어 국악 동아리인 한소리국악원에서 단소와 피리를 배우면서 지내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같이 있던 물건 중에는 국립극장 대극장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연주회를 했던 사진도 보여 오랫만에 추억 속에 빠져 본다. 오랫 만에 피리를 보기 위해 열어 보려 하니 하도 오랫동안 쳐 박혀 있어서 그런지 뚜껑이 잘 안 열린다. 어렵게 뚜껑을 열어 보니 안에 보존 상태는 괜찮다. 서가 바짝 말라 있어 물에 충분히 적셔서 관대에 끼우고 불어보는데 이젠 입술에 힘이 안 붙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