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시골·농사생활

일요일 우리 산에서 만난 분... 231217

無心이(하동) 2023. 12. 17. 21:14

전날 밤부터 눈발이 날리고

새벽에는 데크에 눈도 쌓인 상태라

기온이 많이 떨어져 도로가 얼겠다 생각했는데

아침에 보니 말짱하고

생각보다 그렇게 날도 춥지가 않은 상태이기도 한데

 

그래도 추운 날이라

거실에 콕한 상태로 TV를 보고 있는데

우리 쪽 산에서 무슨 공사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옷을 입고 도로를 따라 올라가 보니

 

어떤 분이

지난 번 강한 바람에 쓰러진 나무를 

엔진톱으로 자르고 있어

 

무슨 일인가도 싶고

약간 언성을 높혀

누구시냐??

왜 남의 산에 와서 나무를 자르냐고 하면서

내려오라고 하니

순하게 생긴 분이 죄송하다고 하면서 내려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아주 굵은 것은 놔두고

잘라 놓은 나무들을 정리해서 가져가신다고 해서

그러라고 하고

나중에 차한잔 하러 오시라고 하고 들어왔는데

 

일을 대충 마치신 후

집에 오셔서 차한 잔 마시고 돌아가시면서

청암 쪽에서 펜션을 하신다고

5시경 초한잔 하러 오라는 애기에

 

직접 집을 8채나 지으셨다는 얘기도듣고

건축물에 관심도 있어

망구와 같이 들어가 본다.

 

20여년 전에는 환경도 아주 안 좋았을 상황에서

이것을 맨땅에서

포크레인을 구입해 

혼자서 지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을 들어가 보니

화목난로도 가스통으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참 재주도 많다 싶고

 

안의 천장은 대나무로 

그리고 각관을 둥글게 휘어서 하우스 형태도 만들었는데

 

이곳이 계곡옆의 골바람이 

워낙 세어

초기에 

각관으로 용접해 놓은 기둥에 판넬로 만들어 둔 것이

바람에 천장이 날라가고

안에 있는 씽크대들도 다 날라갔던 적이 있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항정살에

초 한잔 하면서

미생물학박사로 남극에도 다녀오고

부산에 유리제경 사업도 하고 있는데

안 주인께서 좀 맡아하시는 동안

지금은 이곳에서 독거노인 집수리도 해주면서 지내신다고 하는

대단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는 분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 온다.